편견이란 게 ‘한쪽으로 치우친 부당한 생각’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 세상에서 편견이라면 대개 주류가 아닌 편협한 소수의 생각을 말하지만,

인류학자에게는 모든 지배적이고 주류적인 관념이 곧 싸워야 할 편견들이다.

 

인류학자는 그런 편견과 싸우는 일을 자신의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편견을 가진 이들을 상대해서가 아니라 편견 자체와의 싸움임은 물론이다.

(IS는 편견이 아니라 그걸 가진 이와 싸운 가장 과격, 포악한 경우였을까?)

 

그래서 우선 자신의 필드 위에 덧씌워져 있는 세상의 편견과 싸우고,

다음 인류학자 자신을 겨눠 내걸렸거나 쏟아지는 세상의 편견과 싸우며,

마지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학계 자체 내의 편견들과 싸워야 한다.

 

세상을 보는 학계의 편견과 훌륭한 싸움을 하면 학자로서 성공하겠지만,

그 외 두 가지 편견과의 싸움은 사실 별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일도 아니다.

언젠가 그것이 힘도 되고 돈도 되는 날이 오겠지. 적어도 아직은 아니다.

 

그나마 힘도 돈도 안 되는 편견과의 싸움을 잘이라도 할라 치면,

우선 편견 자체를 잘 알고, 또 때론 그것과 놀 수도 있어야겠다. 그렇게,

미안하지만 ‘세상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나를 조금이나마 달래봤으면 한다.